보통 아이들의 등교를 끝내고 나면 할 일이 태산같이 쏟아진다. 주변 정리부터 청소, 설거지, 빨래 등등. 그런데 이런 집안일에는 늘 재미가 없기 마련이다. 별로 잘 하지도 못한다.
2019년 초여름 어느날.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내 보내고 쇼파에 앉아 쉬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좀 더 젊을때 해보지 못했던 게 무엇이 있을까? 아니, 앞으로 남은 인생의 가장 젊은 날 바로 오늘 도전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누구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씩 해나간다는데 그 날은 그런 리스트 작성보다는 정말 재미나고 도전할 수 있는 어떤 게 하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수상스키였다. 곧바로 검색에해서 찾은 수상스키장 여러군데 중에서 선택은 의외로 간단하였다. 리뷰도 아니고 최단거리도 아니고 그저 들어본 지역이라 선택한 금방아 수상레저. 운전을 원래 잘 좋아하지도 않고 특히 고속도로는 거의 나갈 일이없었던 나에게 양평 서종은 그나마 동생이 산다는 이유로 몇 번 가봤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바로 전화를 걸고 사장님과 통화를 하였는데 수화기 건너의 사장님 목소리는 그냥 동네 마실 나오듯 벌떡 일어날 수 있게 아주 편하고 쉽고 자상하셨다. 준비물은 안에 수영복 입고 오셔도 되고 없으면 편한 티셔츠와 반바지 입어도 되고 그도 없으면 오셔서 빌려입으면 되고 종로에서 한시간도 안걸린다는 말씀에 정말 전화 끊고 바로 일어나 출발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날의 상황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엄청 막혀서 거의 2시간 걸린적도 있고 빠지 (수상스키장)에 사람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날은 나만을 위한 날인 것 마냥 일이 착착 진행되었다. 정말 우리 집에서 서종 IC까지 50분 밖에 걸리지 않았고 도착해서도 아무도 없었으면 뻘쭘했을텐데 몇 몇 분이 계셨었고 사장님도 그리 바쁘지 않으셔서 장비 설명부터 초보 교육까지 직접 해주셨다.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서 도착한 곳은 금방아 수상레저. 서종 IC를 나와서 1분도 안되는 지점에 있는 아주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혼자 즉흥적으로 시작하게 되어서 그 날 찍은 사진이 없는게 아쉽지만 내 눈에 펼쳐진 북한강의 넓고 고요한 강물은 정말 무섭다기 보다는 뛰어들고 싶은 충동감을 안겨주었다. 그 후로 보게될 북한강의 여러 모습들 하고는 정말 다른 그날은 강물마저 완벽했다. 사진은 그 후에 찍은 것들중 빠지가 풀샷으로 찍힌 것 대신 올린다.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수상스키의 강습 과정들과 나의 느낌들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생각보다 도전할 만한 스포츠 인것, 그리고 생각보다 비싼 럭셔리 레져가 아닌것, 또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 등등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통해서 도전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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